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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나이가 들어가니 [임미선]

기사입력 2022.06.0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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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투고]      나이가 들어가니  [임미선]


                                               


     ㅡ나이가 들어가니 ㅡ

     

     

       임미선 작가    

    임미선 작가.jpg

    임미선 작가 [사진 임미선 제공]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하고.."

    국민교육 헌장의 한대목..


    사람은  타고난  재주가  다르다..

    나는 내가 관심 있는 것은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흡수하는데

    관심 없는 것은  사정없이 뱉어내는 뇌를 가졌다..


    딸아이가 영어단어 열개를  화장실  변기앞 문에  써붙여놓고

    1년을  두었는데 하나도 못외운 나를 신기해 했다..


    그런데  관심 있는것은  문장이 아무리 길어도 한번에 외워지니 천재인가  스스로  착각을 할때도 있는바..그렇건 어떻건


    세월 앞에서는  타고난 소질도 관심도 무관심도 소용이 없더라니


    젊어서는 멋진 남자가 뒷자리에 앉아 있기라도 하면 아무리 골치아픈걸 듣고 피곤하더라도  우아떨고 앉아 있었는데 지금은  몸이 따라주지 않아서 그럴수가 없다


    엊제  두시간 짜리  들어야할 교육이 있어  참석했던바..

    시작한지  십분쯤 지나서  눈이 감기기 시작하더니  고개가 뒤로 넘어갔다 옆으로 넘어갔다..다행히 코로나 거리두기  때문에 옆자리가 비어있어 옆자리 남자의 어깨에 기대지는 않았다..

    고개가 넘어 갈때마다 놀래서 깨고는..

    다시 자다 깨다  자다 깨다

    에고 ~~!..

    다행히 침은 안흘렸드만..


    어느날 부터인지 딸이 엄마 코고는 소리가 탱크 소리같아서  공부를 할수가 없다길래..

    늙으면 김태희도 코골고 이효리도 코곤다고  화를 냈었는데

    오늘 코도 골았는지 몰겄다..물어볼것인데  쩝~~~!

    ..

    아마도  내 생각에

    손주가 자식보다 이쁜 이유는..

    내가 책임져야할 존재가 아니고 다만 이뻐만  해도 되는 존재여서 이지 않을까 하는데..


    대신

    자식은 키울때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나 

    손주는 자식보다 예쁜대신  힘들다고들 하드만..


    그것은 육신이 세월에 못이겨

    애기 보는 일이 버겁기 때문이 아닐까..


    체면이고 나발이고 좁은 의자에 앉아 있음이  힘들고

    시원한  에어컨에 온몸이 절여져서 파김치가 된듯 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코로나에 마스크로 얼굴이  가려져서

    답답한 마스크가 고맙더라니..


    공부가  타고난 나만의 소질이 아니어서 그랬겠지만

    나이가 든다는건  슬픈 일이다..


    쪽팔림을 뒤로하고  당당하게 일어나 가방 들쳐메고 잠자느라 뭔 내용이 써있는지도 모르는  책자 한권 받아들고 왔다....


    어느 유행가 가사처럼  익어가는것이 아니라  만사가 버거워  삭어 간다는 생각에 우울한 오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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